사용 가능한 다단계 표정

신미균 - 2026년 여름호

2026-05-28

  사용 가능한 다단계 표정

 

 

 

  신미균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에서나

  아무도 없는 아파트 거실에서나

  산속이나 들판이나 마트에서나

  자유자재로

 

  웃는 입과 찡그린 이마와

  우울한 이마와 우는 입과

  활짝 웃는 입술과 우울한 코와

  서글픈 눈썹과 쓸쓸한 입술과

  굳은 턱과 얼떨떨한 눈썹과

  온화한 눈과 비아냥거리는 턱과

  무서운 입술과 찌푸린 눈과

  상냥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새엄마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깨물고 놓지 않는다

 

  새엄마는 나를 몹시

  사랑하나 보다

 

 

 

 

 

   

  신미균 시인  

  1996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

  시집 : 『맨홀과 토마토케첩』,『웃는 나무』,『웃기는짬뽕』,

           『길다란 목을 가진 저녁』,『빈티지풍의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