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시와 문학과 예술

ChatGPT

2025-04-11

AI 시대의 문학은 어디로 갈 것인가
 

I. AI 시대의 시와 문학과 예술

 

21세기의 인류는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동반자를 맞이했다. 기술은 이미 산업, 과학, 일상에 깊숙이 들어왔으며, 이제 그 손길은 예술과 문학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AI는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소설을 창작하며 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의 영역에서도 기계가 활동하고 있다는 현실은, 예술의 본질과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AI가 만들어낸 예술을 ‘진짜’ 예술이라 할 수 있을까? 시와 문학은 이제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인간의 역할은 무엇으로 남게 될까?

우선, 시와 문학은 인간의 감정, 경험, 사유의 산물이었다. 사랑, 상실, 기쁨, 절망, 존재의 의미 등 인간 존재와 내면을 탐색해 온 문학의 전통은 깊고도 질긴 것이다. 기계가 그럴 수 있을까? AI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패턴을 인식하며, 문법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감정을 경험하고 표현할 수는 없다. 즉, AI는 최고의 시를 인간의 언어와 규칙을 정교하게 학습해 내어 마치 감정을 담은 듯한 문장을 만들어내지만, 그것은 감정의 ‘모사’이지 감정 그 자체는 아니다. 하지만 AI가 쓴 시가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인간의 깊이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인공지능은 시와 문학의 창작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AI는 문학에 새로운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인간 작가와 협업하여 새로운 형식의 창작이 가능하다. 이미 많은 작가들이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AI에게 특정 스타일을 학습시키고, AI가 쓴 글을 다시 편집하거나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창작 방식과는 다르며, 인간과 기계의 공동 작업이라는 새로운 문학의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저작권 개념에도 도전이 되며, 진화하고 있는 문학의 지형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나아가, 인간 창작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문학의 새로운 매개체로 기능할 수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화가는 기존의 명화를 학습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AI와 협업하며, 음악가는 AI가 만들어낸 새로운 화성과 리듬을 활용한다. AI 작곡가가 특정 감정이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생성해 낼 수 있다. 이는 예술의 민주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창작’이라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게 만든다. 과거에는 소수의 예술가만이 창작의 주체였다면, 이제는 누구나 AI의 도움을 받아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문제와 마주한다. AI가 만든 예술 작품에 ‘저작권(authority)’을 부여할 수 있는가? 다시 말해, AI가 창작한 시의 작가는 누구인가? 그 알고리즘을 설계한 개발자인가, AI에게 특정 지시를 내린 사용자인가, 아니면 AI 자체인가? 이러한 문제는 예술과 저작권, 윤리의 경계를 흐려놓게 만들며, 법적, 철학적 논의로까지 이어진다. 예술은 단순한 결과물 이상의 것이며, 그것을 만든 존재의 철학과 삶, 존재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 존재가 불분명한 AI 작품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입장을 보여야 할까?

AI 시대의 문학과 예술은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도 안겨준다. 그것은 바로 ‘속도의 문제’다. AI는 단 몇 초 만에 소설 한 편의 시놉시스를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AI는 물리적 시간의 제약 없이 ‘산출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속도의 차이는 작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간의 시간과 정서가 담긴 창작물과, 기계가 빠르게 생산한 콘텐츠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때,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그것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시대에 인간의 문학과 예술이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인간은 그 어느 때보다 ‘인간적인 것’에 대해 성찰하고, 그 본질을 되묻게 될 것이다. 기계가 아무리 정교하게 흉내 내더라도, 인간 고유의 슬픔, 고통과 사랑의 깊이를 완벽히 재현할 수는 없다. 우리는 여기에서 이른바 ‘완전한 문장’보다 ‘불완전한 고백’에 더 깊이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AI가 아무리 완전하더라도 그 속에 담긴 진정성과 인간적인 여백이야말로 우리가 문학을 읽는 이유이자 예술을 AI가 넘볼 수 없는 인간 예술의 힘이다.

결과적으로 AI 시대의 시와 문학은 인간 존재와 예술의 본질과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AI는 뛰어난 하나의 도구일 수 있지만, 인간 창작자의 감정과 사유를 대신할 수는 없다. AI와 함께하는 예술의 미래는 ‘AI가 쓴 예술은 예술인가’, ‘무엇이 예술인가?’, ‘무엇이 인간적인가?’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 한, 예술은 계속 살아 숨 쉴 것이다.

 

II. AI가 쓴 문학작품의 저작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생성형 AI의 비약적인 발전은 문학, 미술, 음악 등 전통적으로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에 기반한 영역에도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AI가 쓴 시, 소설, 수필 등 문학작품의 등장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중요한 법적·윤리적 문제가 바로 이러한 AI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이다. 과연 AI가 생산한 문학작품은 법적으로 저작물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 권리는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본 글에서는 이와 관련된 국내외 법제, 철학적 논의, 그리고 실무적 쟁점을 중심으로 AI 문학작품의 저작권 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1. 저작권의 기본 개념과 AI 창작물

 

저작권법의 기본 취지는 인간의 창작물을 보호하고, 창작자에게 일정한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문화의 발전을 추진하려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핵심은 ‘인간’이라는 점이다. 즉, 기존의 법체계에서는 창작 주체로서 인간만을 상정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이다. 따라서 AI가 단독으로 생성한 문학작품에 법적 저작권을 부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AI가 작성한 텍스트는 전혀 보호받을 수 없는가? 이에 대해 학계와 실무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한 가지 관점은 AI를 창작 도구로 보고, 인간이 그 과정에서 창작자의 창의성과 개입을 하였다면 최종 산출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인간이 AI에 입력하는 명령어(프롬프트)의 구성과 조합,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수정·보완하는 편집 및 재구성의 행위가 창작성을 갖는다면, 해당 작품을 인간 저작물로 인정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AI를 ‘붓’이나 ‘연장’으로 보는 시각과 유사하다.

 

2. 해외 입법례와 판례

 

해외에서는 이미 AI 창작물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관련 법제 정비가 시작되고 있다.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은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인간의 창작성 개입이 없을 경우 이성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2022년 발표된 결정에 따르면,  AI가 자율적으로 생성한 이미지나 텍스트는 저작물로 등록되지 않으며, 인간의 실질적 창작 참여가 있어야 등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은 저작권법상 ‘컴퓨터가 생성한 창작물(computer-generated works)’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창작물에 대해서는 “작품의 제작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 자”에게 저작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AI 창작물의 법적 보호에 일정 부분 길을 열어주는 입법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법원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3. 국내 상황과 제도적 과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AI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명확히 인정하는 법적 장치 또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이와 관련된 제도적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관련 연구와 정책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AI 창작물 저작권 보호 가이드라인’ 등의 형태로 방향성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입법을 통한 명확한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향후 법 개정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문학작품에 대해서는 그 예술성과 창작성 평가에 있어 인간의 개입 여부, 개입의 정도, 창작 목적 등의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단순히 키워드를 입력했느냐의 여부, 수차례에 걸쳐 반복된 생성과 수정 작업을 거쳐 구성된 문학작품은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기업이 AI를 이용해 대규모 콘텐츠를 생산하는 경우, 그 법적 책임과 권리 귀속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이 요구된다.

 

4. 철학적·윤리적 쟁점

 

AI가 만든 문학작품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때로는 인간 작가의 작품보다 더 창의적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현실. 그렇다면 그 작품을 ‘창작물’로 인정해야 마땅한가? 인간 중심의 저작권 체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정당한가? 이 질문은 결국 저작권이 인간의 노동과 창의성을 보호하는 도구인지, 아니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창작의 귀속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이어진다. 만약 AI가 인간의 문학 영역을 침범할 경우, 인간 작가들이 직면하게 될 윤리적·경제적 본질에 대한 도전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AI 문학작품 저작권 문제는 단순한 법률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병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AI가 만든 문학작품의 저작권 문제는 단순한 법적 테두리를 넘어 기술, 윤리, 문화의 교차점에 놓여 있다.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 중심의 창작물을 보호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앞으로 AI의 창작 능력이 더욱 정교해지고 일상화됨에 따라 기존의 법체계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리는 AI 창작물의 법적 지위와 그 보호 범위를 재정의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인간의 개입 정도를 기준으로 보호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권리 체계에 들어설 수 있는 공동사회적 개념이나 새로운 인격 주체 논의까지 필요해질지도 모른다. AI 시대의 문학은 이제 막 첫 장을 열었고, 그 법적·사회적 논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III. 문학 창작에서 AI를 이용하는 바람직한 방법

 

오늘날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계산기나 도구의 역할을 넘어 창조와 상상력의 영역까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문학 창작 역시 예외는 아니다. AI는 시를 쓰고, 소설의 줄거리를 설계하며, 인간의 감정이나 어휘 사용을 모방하여 다양한 문학적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문학에 있어 전통적인 창작 관념에 도전하게 한다.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과 도구로서의 역할도 함께 보여준다. AI 시의 문학적 활용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창작주체로서 인간의 역할과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 본 글에서는 문학 창작에서 AI를 바람직하게 활용하기 위한 대안적 방향과 과제들, 창작 윤리, 교육 및 실험적 활용의 측면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1. 창작의 동반자로서의 AI

 

문학 창작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경험, 감정, 사유의 결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AI는 아직은 인간 고유의 정서나 존재론적 물음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창작자는 AI의 언어적 패턴 학습과 문장 생성 능력을 활용하여 새로운 창작적 조합을 실험하거나 문체 스타일을 탐색할 수 있다. 특히 AI는 특정 문체나 장르를 학습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이 평소에는 상상하지 못한 창의적 선택을 제시하거나, 반복되는 문장 구조를 줄이거나, 특정 사고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작가들이 AI를 공동 창작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는 AI 가 쓴 초안을 바탕으로 수정과 편집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완성하고, 또 다른 일부는 AI와 인간 간의 대화 구조를 활용하여 서사를 구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협업은 작가에게 새로운 자극을 제공하며, 문학 창작의 접근 방식을 보다 유연하고 실험적으로 만든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닌, 상상력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2. 윤리적 고려와 창작의 주체성 유지

 

AI의 활용에 있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윤리성’과 ‘주체성’이다. AI가 제시한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표절이나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있으며, 나아가 작가로서의 개입과 창작의 의미를 훼손할 수 있다. 바람직한 활용이란, AI를 ‘창작 도구’로 수용하되, 인간이 그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해석하고 선택하며 최종적인 판단과 수정을 주도하는 것이다.
AI는 과거의 언어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결과물에는 때로 편견, 차별적 표현, 맥락에 맞지 않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인지하고 맥락화하는 능력은 결국 인간 창작자의 몫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AI의 ‘창작물’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인 ‘재창조자’로서의 역할을 가져야 한다. 이와 같은 태도야말로 AI 시대의 창작자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다.

 

3. 창작 교육 및 실험적 접근

 

AI는 문학 교육에도 유의하게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특정 시나리오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비교해보거나, AI가 생성한 문장을 실험하고 평가하는 과정은 인공지능의 기능을 창작에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훈련의 장이 될 수 있다. 이는 창작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인공지능의 창작물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논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게 한다. 또한 AI를 활용한 문학 형식의 실험을 통해 학생들은 예전의 틀에 박힌 장르의 반응에서 벗어나 창작의 경계를 다채롭게 확장시킬 수 있다. 예컨대 AI와 협업하여 구성되는 시나 소설 등은 전통적인 문학의 틀을 비트는 시도가 될 수 있다. AI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반복적인 창작 행위를 보조하며, 창작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문학의 영역과 경계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4. 인간성 회복을 위한 도구로서의 AI

 

궁극적으로 문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인간의 고유한 감정, 경험, 윤리적 갈등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히려 AI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는 문학의 왜 인간적인 것인지, 왜 작가의 내면과 현실에 기반한 진정성이 중요했는지를 더 절실히 자각하게 된다. 따라서 AI는 문학이 인간성을 더욱 깊이 성찰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도구로 기능해야 한다. 작가는 AI의 도움을 받아 더 많은 상상과 실험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할 수 있다. 이는 문학의 민주화와 다양성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인간 중심의 문학 창작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길이 될 수 있다.

AI의 발전은 문학 창작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그것은 창작 도구이자 협업자이며, 실험의 장을 형성하는 기술적 동반자이다. 그러나 AI 활용은 인간의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AI의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재창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AI는 문학의 주체가 아니라, 문학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촉매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학은 인간의 감성과 상상력, 언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문학의 미래를 밝히는 길이 될 것이다.

 

IV. 100년 뒤에도 시와 시인은 존재할까

 

문학의 장르 중에서도 시(詩)는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인간적인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수천 년 전부터 인류는 시를 통해 슬픔을 노래했고, 사랑을 고백했으며, 삶과 죽음을 묘사해 왔다. 그렇다면 100년 후, 인공지능과 기술이 지금의 수준보다 훨씬 더 발전한 미래에도 시와 시인은 여전히 존재할까?

시는 무엇인가? 언어의 예술이며, 감정의 총체를 결정체다.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는 형식체계. 그러나 경험과 감정의 유사성이 존재하는 이상, 어떤 시대에도 의문과 회의, 인간의 감정조차 알고리즘으로 분석 가능한 시대가 오더라도, 인간은 결국 시를 찾고 또 쓰게 될 것이다. 시는 감정의 잉크이며,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질 때, 쓰고 싶어질 때 자연히 ‘시’일 가능성은 매우 크다. 기술이 아무리 진보해도, ‘음악’이 존재하듯, ‘그림’ 같은 본질적인 인간의 감동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복잡해진, 더 거칠고 혼란스러운 세기일수록 더욱, 이런 시대에서 시는 필요하다. 짧지만 깊은 호흡.

단순하지만 강력한 위로로 인간을 붙잡아주는 것이 바로 시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대를 통찰하는 자이다. 시인은 감정의 탐험가이자 시대의 관찰자다. 역사적으로 시인은 권력에 저항하는 존재이기도 했고,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였으며, 때로는 사랑과 상실, 고통을 가장 예리하게 포착한 사람들이었다. 시인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자’로서 언제나 존재해왔다.

100년 후에도 시인은 존재할 것이다. 다만 그 형식이나 역할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종이책 대신 인터페이스를 통해 시를 낭송하거나, 뇌파로 시를 ‘느끼는’ 시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사람’, ‘느끼는 사람’, ‘표현하지 않곤 견딜 수 없는 사람’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인이며, 시의 존재 이유다.

물론 100년 후의 시는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이미 AI는 시를 쓰고 있으며, 인간의 감정과 어휘를 모방해 문장을 생성하고 있다. 그러나 그게 인간의 ‘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는 더욱 단쇄로워질 것이다. 인간과 AI가 공동 창작한 시,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즉흥시, 감정 상태에 따라 변형되는 인터랙티브 시 등, 시의 형식은 기술과 융합되며 확장될 것이다. 다만 중요한 건, 그 속에 ‘사람의 마음’이 담기느냐이다. 기술의 겉모양 보다도 인간의 내면 깊이에 닿는 언어다. AI가 시를 쓰는 시대에도, 인간은 인간만의 시를 읊을 것이며, 시인은 인간적 결핍과 감정 속에서 여전히 자기만의 언어를 찾아 헤맬 것이다. 100년 뒤에도 시는 존재할 것이다. 시인이라는 단어가 다른 이름으로 불릴지는 모르지만, ‘시는 살아남는다.’ 그것이 가장 오래된 예술 장르가 지닌 힘이자, 인간 존재가 계속되는 한 지속될 운명이다.

종종 사람들은 문학이 죽었다고 말하고, 시는 이제 의미하지 않는 장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언제나 시는 예기치 않게 등장해 인간의 삶을 감정까지 휘감으며 발현됐다. 지금도 그렇듯, 100년 후에도 사람들은 울고 웃을 것이고, 고백할 것이며, 외설할 것이며, 그럴까 봐 두려울 것이다. 그 감정들을 언어로 끌어내기 위해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그 누군가가 바로 시인이며, 그 절절함이 있는 한,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시는 인간 존재가 끝나는 날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