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의 진화사
반칠환 - 2025년 여름호
2025-06-15벌의 진화사
반칠환
꿀벌들의 조상은
고독한 말벌이었다고 한다
혼자서 여행하고 사냥했다
낮에는 햇볕을 쬐고
밤에는 별을 보며 낙낙했다
고독도 씹으면 달콤했을까
고독할 자신 없는 말벌들이
모여서 꿀벌이 되었다
일벌은 일만 하다가
여왕벌은 알만 낳다가 죽지만
밀납 방에 외로움 스밀 틈 없다
꿀도 진하면 소태 같았을까
어떤 생이 벌과 가까웠을까
어떤 생이 별과 가까웠을까
반칠환 시인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웃음의 힘>>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 <<전쟁광 보호구역>>
2002서라벌문학상
AI 해설
이 시는 꿀벌의 기원을 통해 고독과 공동체, 존재의 의미를 사색하는 철학적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