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어의 회를 썰고 있다
이종만 - 2025년 여름호
2025-06-15나는 언어의 회를 썰고 있다
이종만
생선회같이 나는
언어를 썰고 있다 고기 같은
파닥거리는 언어 책상 위
한 접시만큼이나 차려 놓고
외로움의 초장에 찍어 먹는
사랑과 욕망의 언어회
하늘을 올라가고
내려오는 몽상으로
시 한 편 쓰지고 있다
바닷속의 고기 떼처럼
언어 넘실대는 파도 풀의
외로움으로 사람들을
대접하려 하였다
언어를 썰어도
아무도 기웃거리지 않고 있다
상하지 않고 싱싱한
나는 언어의 회를 썰고 있다
이종만 시인
경남 통영 출생
1992년 《현대시학》
시집 『이 산이 고향이다』『찰나의 꽃』『양봉일지』
천상병시문학상 수상
AI 해설
이 시는 언어와 시 창작의 고통, 그리고 시인으로서의 고독한 태도를 참신한 이미지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시 전체를 통해 ‘언어’를 ‘회’에 비유하며, 언어를 다루는 창작 행위를 감각적으로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