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의 의자

김박은경 - 2026년 봄호

2026-01-29

  의지의 의자

 

 

 

  김박은경  

 

 

 

  의지가 없다고 말한다 사실 의자가 없는 것뿐인데 의지가 있으면 의자가 생길까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의지일까 의자일까 소유격이 사라지면 무례해질 수 있으니 서로 조심해야지 하나의 의자에 여러 의지가 앉을 수 있나 없나 하나의 의지가 조금씩 양보해서 나누는 건 어떨까 그런 생각은 의자에 앉아야 비로소 떠오르는 것, 그러나 의자에 앉은 의지는 하나씩의 이름을 갖게 되는데 이름으로 불러주는 게 흡족해 여타의 의지에 대해 고민할 이유가 없다 최후의 의자까지 얼마나 남았습니까 의자에 앉은 자들은 의자에 대해서만 궁금해하고 광장에 널부러진 의지는 매질도 없이 끝없이 불타오른다

 

 

 

 

   

  김박은경 시인

  2002년 『시와반시』 등단

  시집: 『온통 빨강이라니』, 『중독』, 『못 속에는 못 속이는 이야기』, 『사람은 사랑의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