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보다 깊이
이지아 - 2026년 봄호
2026-02-06수평선보다 깊이
이지아
신비한 컷, 그것은 벗겨지지 않은 채 날 것으로 제작된다. 홀로 배영을 하는 밤. 천천히 팔을 회전시키며 물결을 일으킨다. 그동안 나는 여러 개의 핵심과 살갗을 건너왔다. 신비한 컷, 저어야 잘 섞인다는 걸 알겠지만, 사람은 물속에서도 눈을 뜰 수 있다. 언젠가, 땅이라는 텍스타일, 땅이라는 약속. 그것은 별에 대한 오해로 시작되었다지, 첨벙거리며, 또렷이 기억한다. 보석은 저 밑에 떨어졌다지. 출발점을 다시 돌며, 돛과 국기가 헷갈린다. 키조개에게 튜브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다. 짐들은 다 풀리고. 천 년 전의 미풍을 해석한다. 우리는 이런 자를 천재 또는 망토라고 부른다.

이지아 시인
2015년 <쿨투라> 등단
시집: 『오트 쿠튀르』, 『이렇게나 뽀송해』, 『아기늑대와 걸어가기』 등
박상륭상, 서라벌 문학상 신인상, 난설헌 시 문학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