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렴

이화영

토렴

 

 

 

이화영

 

 

 

펄펄 끓어오르는 훈김

 

아 눈이 내리네

 

날리는 수천의 흰 활자

파지에 찍힌 화인

 

백지는 복사꽃처럼 다정하고

복사꽃은 웬일인지 이별도 잘 한다

 

복사뼈는 복사꽃이 진 뒤 보이는 당신

뜨거운 국물의 도전을 받아든 수천의 파지에서 당신을 보았다

 

봄도 가고

국물은 여전히 뜨겁고

시간의 기억은 빛처럼 가득한데

삼천갑자동방삭은 우주를 짓고 허무는 맹랑한 이야기

복사꽃 기괴한 가지를 오래 기억하였다

 

허공으로 뻗어나간 뿌리

하늘에 천천히 피 흘리며

콘크리트 겨울 네거리에 얼어 붙어 있다

 

꽃이 지기를

늙은 여자의 가련한 종착역을 들었으니

 

매 순간

썩어 문드러져 나온 환한 결실들

 

복사꽃 사이에 당신이 하얗게 서 있다

AI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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