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부르면 내가 죽어요*
이소호 - 2026년 여름호
2026-06-01이름을 부르면 내가 죽어요*
이소호
엄마야나밥안무코두괜찮애요찹쌀떡그그거한번만더만져보구싶어서그려요진짜루요얼음보숭이는눈으로만먹었어요고무신도이젠없구요나두알아여두발달린쥐새끼같단말그거나도들었구말구요할매가그랬어요쟤는어데서자는지도모르고똥도안싼다고꼭꼭숨는다고요근데말이져나는메따는법배워뿌럿어요말하장도둑질먼저배우구말은그다음이라요말보다단빵이먼저필요했으니까요혜산역뒤꼍거기골목에내동생묻어놨는디그아이가말이져옥수수처럼꼭죽을때도맨몸에짚풀에싸안겨말도안하구갔어라까까도못먹고요고모는압록강건너뿌럿구엄마는단속나와가꼬들어왔구나는말이져아직거기있어요그냥그자리에있어요이름도없어요이름부르면애죽는다고했거든요그래가아무도나를안불러줘요나진짜이름도없어뻐스도못타봤고요신발한짝이면된다고했제발가락끼리포개묶으면속에난구멍하나쯤은숨길수있거든요진짜루요근데인민보안원아재들이가끔발밑을들춰쳐다보거든요어른들이자꾸내다릴만진단말이야요그래가나는말안하고그냥오줌을싸요그러믄그제야안건드려요나는모포처럼찢어져장마철에물먹은솜처럼축축했어요그동무가마지막으로내어깨쓰다듬었을때겁나가도망쳤거든요진짜루그담부턴은말이져만져지기전에죽고싶다는게내소원이되어뿌럿어요엄마야나또나가볼게요살아있는거그거그거아무한테도말하지마라줘요진짜루요이름도말하지말구요진짜루요
조련화(趙蓮花, 2002~?)는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인물로, 2009년 무렵 어머니와 함께 도강을 시도하다 어머니를 잃은 후 ‘꽃제비’가 되었다. 이름은 어머니가 생전 자주 읊던 ‘련화는 물 위에 핀다’는 말에서 유래했으며, 실제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다. 련화는 장마당 주변에서 껌과 해바라기씨를 팔며생계를 이어갔으며, “입이 더럽다고 배가 곪는 건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2012년경 함경북도 회령 근방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었고, 이후 생사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떤 증언에 따르면 ‘련화’라는 이름은 이후 떠도는 꽃제비 사이에서 유령처럼 회자되었고, ‘련화처럼 사라지다’는 말은 누군가가 굶거나 잡혀갔다는 은유로 쓰이게 되었다.

이소호 시인
2014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캣콜링』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