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볕을 찾아서
안미옥 - 2026년 가을호
2026-08-25가장 좋은 볕을 찾아서
안미옥
동네 꽃집을 지나다가
토마토 모종 하나를 샀다
집에서 키우는 것은 처음이었다
꽃이 떨어지면 열매를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빛이 가장 잘 드는 곳을 찾아 헤맸다
이 집엔 없는 것 같았다
주말에는 문밖에 두었다
해가 가장 잘 드는 곳이었다
내 방 창가는 오후만 되면 그림자가 생겼다
해가 사라지면서 저녁이 되는 것이 좋았다
놀이터에도 두고
옥상에도 두었다
꽃이 많이 피었는데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
정말 이상했는데
실망 없이
딱 하나 맺힌 단단한 열매를 본다
하나의 열매에 담긴 모든 시간을
꽉 깨물자
사방으로 터지는

안미옥 시인
2012년〈동아일보〉신춘문예 등단.
시집 :『온』,『힌트 없음』,『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산문집 『조금 더 사랑하는 쪽으로』, 『빵과 시』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