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마의 시간

려원 - 2025년 봄호

2025-02-16

 

 

 

 

코마의 시간

 

 

려원

 

 

 

꽃의 심장을 이식해서 눈을 감으면 나비가 날아듭니다

 

식물은 호흡법을 배우고 허물을 벗어냅니다

 

하루는 방울을 3개 맺고
또 하루는 7개의 방울을 그런 다음 몇 년이 지나고
오래 기다리는 방울들이

 

방울방울 자라납니다

 

기공의 호흡법을 새는 부리로 알려줍니다
방울이 행성처럼 부풀어 미아의 시간이 툭 떨어질까요

 

뿌리로 꿈을 꾸는 것은
장마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깨어나길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귀를 여는 방법을 먼저 배우는 중입니다

 

식물의 목마름은 동물보다 더 기다려야 하는
인내의 시간
기다림이 훨씬 더 오래 걸린다는 것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어 흰나비를 쫓아가면
어릴 적 해맑게 웃던 소리가 까르르
들릴까요

 

봄을 계산하며 긴 겨울잠에 드는 것처럼
지금은 그녀가 온전히
그녀로 꿈속에 깃들어 잠들어 있습니다

 

 

 

 

 

 


려원 시인

2015년 <시와표현> 등단. 시집 「꽃들이 꺼지는 순간」「그 해 내 몸은 바람꽃을 피웠다」가 있음.

 

 

 

 


 

AI 해설

 

 

이 시는 식물과 생명의 순환을 통해 기다림과 깨어남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꽃과 나비, 방울과 뿌리 같은 자연의 이미지들은 의식과 무의식, 생명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특히 식물이 오랜 기다림 끝에 성장하는 모습은 인내와 변화의 과정을 암시하며, 코마 상태에 있는 존재가 깨어나기를 준비하는 과정과 연결됩니다. 또한 흰나비를 따라가며 어린 시절의 순수한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은 무의식 속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생명의 소리를 표현합니다. 결국, 이 시는 깊은 잠 속에서도 본래의 자신을 찾고 깨어나는 과정에 대한 은유로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