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버드나무
박형준 - 2025년 봄호
2025-02-17
초봄의 버드나무
박형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떠나간 새
망각 속에 하얗게 손을 내밀다
잔영만 남기고 떠난 당신
망자의 넋을 건지느라
잎사귀를 강물에 드리운 초봄의 버드나무
나무와 강변 사이
쓸쓸함이 깊어갑니다
나뭇가지에 머물다 날아간
당신의 흔적
망각 속에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박형준 시인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줄무늬를 슬퍼하는 기린처럼』 등이 있음. 소월시문학상, 풀꽃문학상대숲상 등을 수상.
AI 해설
이 시는 초봄의 버드나무를 통해 떠나간 존재에 대한 기억과 망각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새가 잠시 머물다 떠나간 나뭇가지처럼, 사랑하는 이의 흔적도 희미해지지만, 그 부재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버드나무가 강물에 잎을 드리우는 모습은 마치 망자의 넋을 건지려는 듯하며, 자연과 인간의 애틋한 연결을 보여줍니다. 강변의 쓸쓸한 풍경은 남겨진 이의 그리움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망각 속에서 평온을 찾는 역설적인 감정을 전합니다. 결국, 이 시는 떠난 이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조용히 스며드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