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의 여백
김철홍 - 2023년 봄호
2025-02-19
사각의 여백
김 철 홍
이 느낌이었을까? 밤새 개울물 소리에 씻겨진
새벽달이 잎 져버린 감나무 수묵화로 뜰가에 번졌다
달빛 향기 수묵화를 간지럽히면
끊어질 듯 이어져 서 있는 선 끝
감꽃이 피고 도시의 지하철이 비처럼 내린다
선, 색, 각은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사각(死角)의 허공을 껴안고 하루를 잉태한다
진선미의 사각이 흐르고 다수의 눈 밖,
한 조각이 되어 지하철 옆사람 어깨위에 꿈을 기대며
새로운 빈칸을 기다린다
밤새 잦은 기침소리를 발효시켜 삼키며
목 쉰 새벽달, 별도 없이 홀로 빌딩
귀퉁이에서 이슬을 맞고 있다
사각의 여백을 시어로 지우고
새로운 색, 선, 각을 세우는 화두가 되고 있다
김철홍 시인
2013년 <시와세계> 등단. 시집 『선과 색 그리고 각』이 있음.
AI 해설
이 시는 일상 속 보이지 않는 공간과 감정의 여백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새벽달과 감나무 수묵화의 이미지로 시작해 자연과 도시의 조화를 그리고, 지하철과 같은 도시적 요소와 대비를 이룹니다. '사각의 여백'은 시야에서 벗어난 죽은 각이나 무시된 존재를 의미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개인의 외로움과 공허를 상징합니다. 시인은 이러한 여백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하며, 삶의 빈틈 속에서도 새로운 색과 선을 세우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