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감정

김완하 - 2023년 봄호

2025-02-25

 

 

 

 

물의 감정

 

  

김완하

 

 

  

얼마나 품을 크게 여느냐가 중요하다

 

둑은 두둑하고 높이 쌓을수록 좋다

 

시간을 따라 물이 차오를 테니

 

구름이 흘러넘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다

 

최상의 순간을 선택해

 

둑을 열고 물의 길을 살려내야 한다

 

무엇보다 저수지를 여는 순간

 

어느 쪽으로 물길을 댈지

 

그 판단이 참으로 관건이다

 

짧은 순간, 때를 놓치고 방치하면

 

물은 절벽을 향해 쏟아져 내리고

 

막힌 암벽도 허물어버릴 것이다

 

 

 

 

 

 

 

김완하 시인

1987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길은 마을에 닿는다』『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네가 밟고 가는 바다』『허공이 키우는 나무』『절정』『집 우물』『마정리 집』이 있음.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대전시문화상, 충남시협본상 등 수상.

 

 

 

 

AI 해설

 

 

이 시는 감정의 흐름을 물에 비유하며, 감정을 다루는 지혜와 때를 맞추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둑을 쌓는 과정은 감정을 누르는 것처럼, 감정을 컨트롤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나타낸다. 하지만 감정을 억제한다고 해서 영원히 밀어둘 수는 없으며, 적절한 시점에서 그 감정을 표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물길을 여는 순간, 감정을 어디로 흘러가게 할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며, 잘못하면 감정이 폭발적으로 방출될 위험이 있음을 경고한다. 물은 결국 통제되지 않으면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감정을 적절히 다루는 지혜가 필요함을 시인은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