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A급 제안서
신미균 - 2023년 여름호
2025-02-26
탈모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A급 제안서
신미균
신경질 많게 프로그래밍 된
그가
바닥에 머리카락이 떨어졌다고
잔소리를 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프로그래밍 된
내가
머리카락은 떨어지기 위해
있는 거라고 되받아 친다
물건이 제자리에 없다고
투덜거린다
제자리에 없으면 옆자리를 보면
된다고 말한다
사과가 맛이 없다고 뱉는다
맛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갸웃거린다
별일 아닌 것들로 자꾸 충돌하더니
시스템이 느려지고 가끔 멈추기도 한다
이럴 땐
충돌을 일으킨 원인을 분석해서
프로그램을 재설정하거나
응용프로그램을 가동시켜야한다
시스템이 제대로 복구 되지 않는다고
본전 생각에
잠 못 자고 고민하면서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애면글면할 필요가 없다
얼른 갖다 버리고
새 프로그램을 구입하면 된다
요즘은 훨씬 더 좋은 것을
무료로 다운받는 곳도 많다
신미균 시인
1996년 <월간 현대시> 등단. 시집 『맨홀과 토마토케첩』 『웃는 나무』 『웃기는짬뽕』 『길다란 목을 가진 저녁』이 있음
AI 해설
「탈모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A급 제안서」는 인간 관계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빗대어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시다. 사람들의 성격과 감정을 프로그램처럼 묘사하며, 사소한 충돌이 쌓여 시스템이 느려지거나 멈추듯, 관계도 쉽게 지치고 고장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탈모라는 신체적 증상조차 스트레스의 산물로 바라보며, 복잡한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과감히 새로운 시작을 선택하는 태도를 제안한다. 시는 가벼운 유머 속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과 관계의 유연함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