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강현국 - 2023년 여름호
2025-02-26
봄날은 간다
강현국
궂은 날 잦아서
그런데와 그래도가 한 집에서 살았데
ㅡ자주 창문이 덜컥거렸겠지
그런데가 그래도의 부자지를 걷어차자
그래도가 그런데의 혓바닥을 뽑았나봐
ㅡ아이고 얄궂으라!
어떤 나와 어떤 내가
전 국민이 열광하는 도로또를 불렀데
ㅡ서로 만나 웃고 울던 봄날은 간다⁕
⁕손로원 작가 <봄날은 간다>에서 따옴
강현국 시인
1976년『현대문학』등단, 시집 『노을이 쓰는 문장』등이 있음.
AI 해설
「봄날은 간다」는 인간 관계의 미묘한 갈등과 소통의 부재를 은유적으로 풀어낸 시다. "그런데"와 "그래도"라는 단어를 의인화해, 사소한 오해와 다툼으로 인해 관계가 어긋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로를 상처 입히는 행동은 결국 말과 소통의 단절로 이어지며, 이는 인간 관계의 취약함을 드러낸다. 마지막에 "전 국민이 열광하는 도로또"를 부르는 장면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별과 상실의 정서를 담아낸다. 시는 따뜻했던 봄날처럼 좋았던 순간도 결국 사라지는 덧없음을 담담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