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버섯
서정춘 - 2023년 여름호
2025-02-26
귀버섯
서정춘
고독살이 귀붙이의 좀비다
죽어도 죽어 사는 샤먼이다
나는 귀 버섯을 떼어서 쓰고
버섯만 따서 와 버렸다
서정춘 시인
1968년 <신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죽편(竹篇)』 『봄, 파르티잔』 『귀』 『물방울은 즐겁다』 『이슬에 사무치다』 시선집 『캘린더 호수』 등단 50주년 기념집 『서정춘이라는 시인』이 있음. 박용래문학상, 순천문학상, 유심작품상, 최계락문학상, 백자예술상 수상.
AI 해설
「귀버섯」은 고독과 단절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외로움과 상실감을 간결하게 표현한 시다. 화자는 자신을 "고독살이 귀붙이의 좀비"로 묘사하며, 살아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죽은 듯한 상태를 드러낸다. 귀버섯을 떼어 쓴다는 이미지는 타인의 목소리나 소통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결국 본질적인 고독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마지막에 "버섯만 따서 와 버렸다"는 구절은 소통의 껍데기만 남기고, 진정한 연결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시는 짧지만 깊은 외로움과 단절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