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물
김정수 - 2023년 가을호
2025-02-28
밥물
김정수
밥솥에 쌀을 안치고는 손바닥을 가만히 올려놓습니다 손등에 찰랑이는 밥물과 손바닥 아래 수런거리는 쌀알을 가만히 누르고는
이제 뚜껑을 닫아야 한다며
무척 뜨거울 거라며
다독
다독
눈대중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손으로 하는 까닭입니다
밥물을 맞춰
눈물을 닦아주는
김정수 시인
1990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사과의 잠』 『홀연, 선잠』 『하늘로 가는 혀』 『서랍 속의 사막』이 있음. 경희문학상 수상.
AI 해설
이 시는 밥을 짓는 행위를 따뜻한 돌봄과 위로의 과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직접 밥물을 맞추는 모습은 정성을 담아 누군가를 보살피는 마음을 상징합니다. 뜨거운 열기를 견디며 밥이 익어가듯,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다독이며 살아가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특히 "밥물을 맞춰 눈물을 닦아주는" 구절은 밥 짓기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임을 강조합니다. 시 전체에서 잔잔한 온기와 정성이 묻어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