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빛의 시간 속으로>

김완하 시인

26-07-21 17:20

 

푸른 빛의 시간 속으로

 

김완하 시집

 

 

 

★책 소개★

 

 

등단 40년 차 서정시의 거장 김완하,
인생의 한고비를 넘기며 가닿은 ‘득음(得音)’의 세계

 

김완하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푸른 빛의 시간 속으로』는 파람북 시집 시리즈 ‘파람의 시’의 첫 번째 문을 여는 작품이다. 올해로 등단 40년 차를 맞이한 김완하 시인은 그동안 진솔한 고백과 ‘길’이라는 상징을 통해 우리 시대 대표 서정시인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오랜 교수직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가정적으로는 손자를 둔 할아버지가 된 인생의 전환기에서 탄생했다. 시집은 지나온 수많은 날을 고요히 돌아보고 다가올 내일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편들로 채워져 있다. 삶의 한고비를 넘긴 이의 문장답다. 시인이 오랜 세월 천착해 온 핵심 상징인 ‘길’과 ‘허공’은 이번 시집에서 더욱 단단하고 원숙한 사유의 창으로 진화하였다. 사물의 외형에 머무르지 않고 본질적 원형에 도달하고자 하는 시어들이 존재론적 깊이와 넓이를 웅숭깊은 어조로 개척해 낸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어린 손자들을 품에 안으며 발견한 생명의 신비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경이로움이 빛을 발한다. 손자의 첫돌과 함께 맞이한 첫눈, 손자가 쥐고 있던 작은 돌멩이 등 일상의 지극히 평범한 순간들은 시인의 눈을 통해 우주적 섭리와 생명의 본원으로 확장된다. 나태주 시인이 “삶의 지혜와 문장의 진경을 얻은 득음의 세계”라고 찬사했듯, 낮고도 가늘게 울려 퍼지는 시인의 목소리가 치유와 긍정의 힘을 건넨다. 상처가 상처를 덮고 서로를 품어 안는 생의 예지를 터득한 시인의 이번 시집은 독자들에게 메마른 일상을 적시는 맑고 푸른 시간의 축제를 선사할 것이다.

 

시인의 음성은 저음이면서 가는 것이 당연하겠다. 삶의 지혜와 문장의 진경(進境)을 그 자신 얻었음이다. 그야말로 득음(得音)의 세계다.
- 나태주 (시인)

 

김완하는 높고 낮은 길을 걸어 자신의 생명 공간을 오롯이 완성했다. 조수초목이 아름답게 진설된 생명 시학의 축제에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싶다.
- 이숭원 (문학평론가)

 

김완하의 시는 자기 탐구 과정을 성취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을 상상하고 표현하는 성찰적 언어예술로서 우뚝하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시인의 말★

 

어린날 우리 집 뒤란에는 작은 우물이 하나 고여 있었다 그 옆에는 아담한 꽃밭이 있었다 꽃밭과 우물은 나의 유년을 채 우며 자랐다

 

어머니는 봄이 되면 나를 꽃밭으로 데려가 꽃씨를 묻곤 하셨 다 비가 오고 꽃씨가 싹트면 꽃밭은 내게 새롭게 대답하였다

 

어머니는 나의 마음속에 정갈하게 꽃씨를 심어주셨다 그것 은 흙의 정신과 도타운 노동으로 열리는 결실이자 생명의 기 쁨이었다

 

꽃씨는 매년 자라서 나의 가슴을 가득 채우고 새로운 하늘 을 열어 꿈을 키워주었다 어머니와 함께한 우물가 꽃밭은 언 제나 나의 희망이 살아 숨 쉬는 대지였다

내 한 줄기 그리움이 거슬러 오르면 꿈으로 출렁대는곳, 

언제나 그곳에서 나의 시는 깨어나는 것이다

 

2026년 봄
김완하

 

 

 

◨ 책속에서

 

길을 양보하면
새로운 길이 트이는 법,
길이 길을 밀고 가는 것이다
022_푸른 빛의 시간 속으로

 


지난밤 별빛 실어 흐른 강은 서해에 닿아
바다 속 더 큰 꿈 안으로 스미어 들었다
013_수평선

 


세계를 열면 모든 것은 하나,
겨우내 얼었던 화살나무들 푸른 싹을 틔운다
046_손자병법



남쪽의 목련이 일찍 핀 것은
힘겨운 주민들이 그곳에 와서
속 깊은 사연과 울음을 쏟고 갔기 때문이다
096_목련



기다림은 언제나 깨어 있는 눈가에 머무는 빛,
099_역방향

 

 

김완하

198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으며, 소월시문학상 우수상·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길은 마을에 닿는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 『절정』, 『마정리 집』 등이 있다.